드디어 오블완 챌린지의 마지막 포스팅을 올린다.
가족들 단톡방에 21일 동안 글을 쓰는 챌린지가 시작하다고 올릴 때만 해도 성공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마지막 포스팅을 우리집 식물 친구들 8번째 '뜻밖의 물꽂이 필로덴드론 라시나튬의 번식'으로 쓰려다가 21일이라는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회고를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쉬지 않고 쓰는 덕분에 글이 늘어나는 동안 얻은 인상적인 변화들을 정리해보았다.
1. 우리집 식물 친구들 소개를 하면서, 우리집 식물들의 이름을 알고 더 살펴보게 되다.
선물 받아서, 혹은 그냥 다육이라고 부르면 되어서 또는
여인초인지 극락조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서 애매한 이름으로 기억하는 식물들이 많았다.
선물을 받은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우리집의 다육과 식물들은 모두 '다육이'로 부르는 무심함으로 식물을 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집 식물 친구들을 격일로 소개하게 되니,
이름도 제대로 알게 되고 덩달아 성장에 필요한 환경들도 공부하게 되었다.
공부해보니 생각보다 좋은 위치에서 잘 관리하고 있는 식물도 있었고,
여기 있으면 안되는 식물이잖아!
심지어는 죽으라고 굿을 지내는 꼴로 최악의 환경에 몰아넣은 것도 있었다.
동사에 가까운 상태에서 겨우 구조한 친구도 있다.
(우리집 중환자 폴리셔스 편 참고 : https://400m.tistory.com/3)
2. 집에서 화분을 , 도서관에서는 식물 코너 책을 더 자주 쳐다보게 되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가에 가서 오늘 자랑할 식물 친구를 선발하는데에 공을 들입니다.
[우리집 식물 친구들] 코너에 글감이 될 주인공들은 선정하는 일을 매일 해야하다 보니,
아침마다 우리집 화분들을 살피는 게 습관이 되었다.
사연있는 친구, 보기에 건강한 친구, 치료가 시급한 친구..
또 식물을 키우면서 항상 궁금하던거를 궁금하던 채로 그대로 남겨두지 않고 ㅎㅎ
바로 찾아보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공부한 것들은 아주 요긴한 글감이 되어 [식물 기록과 공부] 카테고리에 잘 쌓아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3. 식물 키우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식물박사인 동생 덕에 배운 것도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나는 식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키우는 데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식물을 알아보고 찾은 대로 치료법이 통하는 식물을 만나니까 재미가 붙었다. 생각보다 어렵고 막막한 일이 아니었다.
아는 것들이 좀 생기니 가드닝 클래스에 가서도 연결되어 이해할 수 있는 게 많았고, 흥미가 붙으니 진짜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다. 확실히 가드닝 클래스에 가서도 질문도 더 많이 하게 된다.
4. 나도 21일간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하고, 솔직히 식물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적성도 없는데 이 블로그를 얼마나 운영하겠나 싶었었다. 식물분야의 구루분들이 워낙 많으니 이게 되겠나 싶었던 거다.
그렇게 반신반의로 식물 블로그를 해볼까 하던 때에 마침 챌린지가 겹쳐서, 무려 21일 간 매일 식물에 관심을 쏟고 지냈다.
21일 간 과연 가능할까 싶었는데, 그 끝에 도착해서 성공적으로 마치다니 생각보다 무지 뿌듯하다.
내가 무언가를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챌린지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물론 챌린지가 없지만 내일 '뜻밖의 물꽂이 필로덴드론 라시나튬의 번식' 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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