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집 식물 친구들 다섯 번째 시간이 돌아왔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한때 칵테일에 잠시 빠졌던 시기에, 파인애플이 들어간 피나콜라다를 만들어먹은 적이 있다.
그렇다. 그때 먹고 남은 부분을 물에 넣어놨더니 뿌리가 내리기 시작했다.
물꽂이하기
그런데 생각보다 뿌리가 내리기는 쉽지 않다. 물을 2일에 한 번은 갈아줘야한다.
유독 자주 갈아줘야한다. 그런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던져놓고 사실 잊어버렸다.
그러나 이 대단한 친구가 알아서 뿌리를 내렸다. (아마 물병이 컸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던 거 같다.)
최소 2~3주는 지나야 뿌리가 내려오기때문에, 정석대로 하려면 20일 이상의 시간동안 격일로 매일 신경써줘야한다.
나름 나는 경력자라며 자신감을 가지고 올해 초에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해봤었다.
작은 파인애플 하나를 더 시도해보았는데, 물꽂이는 완전히 실패했다. 물과 함께 썩어서 그대로 죽어버렸다.
파인애플 어린이 시절 2022년
잎은 잘라야, 뿌리 성장에 집중한다고 해서 자르기는 했는데, 약간 불안해서 애매하게 잘랐다. 영 덥수룩한 모양새였다.
사진으로 봐도 물이 탁하다. ;; 그래도 이때는 나름 자주 갈아줬다. 뿌리가 생겨서 신이 났었기 때문이다.
보통 뿌리가 3 cm이상이 되면 심어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왠지 더 뿌리로는 못 버틸거 같아서 더 기다렸다.
너무 오래 기다린 건지, 뿌리가 한다발이었다.
이정도 나니까 죽지는 않겠다 싶어 자신있게 심었다.
파인애플처럼 보이라고 노란색 화분에 심어주었다.
이때는 몰랐다. 파인애플이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로 자란다는 것을.
파인애플 청소년 시절 2023년
안타깝게도 공부할 생각을 못했던 당시에는 저게 웃자라는 것인 줄로 알고 해를 쪼여주고 자르기도 했다...
파인애플 요즘 2024년
이제야 알았다 파인애플은 어마어마한 크기로 성장한다는 것을.
포스팅을 할 때마다 내가 어림짐작하는 지식이 아주 터무니 없을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2살이 된 파인애플의 현재 모습을 보면 많이 미안하다.
잎을 놔두었어야 한다. 4년 정도 되면 파인애플을 먹을 수 있다는데..
이제부터는 마음껏 자라도록 놔둬야겠다.
파인애플, 왠지 정이 가는 친구니까 다들 키워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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